전세 낀 집을 샀는데, 세입자가 계약갱신을 요구하면 새 집주인은 무조건 들어줘야 할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아닙니다. 새 집주인도 본인이나 직계존비속이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라면 갱신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다만 거절 통지를 언제 하느냐와 실거주 의사를 얼마나 입증할 수 있느냐라는 두 가지 조건이 붙습니다.
2026년 10월 기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과 대법원 판례를 바탕으로, 새 집주인의 실거주 갱신거절이 인정되는 조건과 통지 시점을 정리합니다.
- 집이 팔려도 기존 임대차는 새 집주인에게 그대로 승계됩니다.
- 세입자의 계약갱신요구권은 1회만 행사할 수 있고, 기간은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입니다.
- 새 집주인도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1다266631).
- 거절 통지도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의 기간 안에 해야 합니다.
- 실거주 의사의 증명책임은 집주인에게 있습니다 (대법원 2022다279795).
- 실거주를 이유로 거절해놓고 2년 안에 제3자에게 임대하면 손해배상 사유가 됩니다.

집이 팔리면 기존 전세는 어떻게 될까?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은 임차주택의 양수인이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본다고 정합니다. 세입자가 주택을 인도받고 전입신고를 마쳐 대항력을 갖춘 상태라면, 집이 팔려도 계약을 새로 쓸 필요 없이 새 집주인이 기존 임대차의 임대인이 됩니다.
보증금 반환의무, 남은 임대차 기간, 계약 조건도 그대로 승계됩니다. 그래서 전세 낀 집을 사는 경우에는 남은 기간과 세입자의 갱신요구권 행사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입자의 계약갱신요구권, 기본부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에 따라 임차인은 계약갱신요구권을 1회에 한해 행사할 수 있고, 갱신되면 임대차 존속기간은 2년이 됩니다.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입니다. 이 기간을 놓치면 갱신요구권을 쓸 수 없습니다.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이 요구를 거절할 수 없는데, 대표적인 정당한 사유 중 하나가 바로 임대인 본인이나 직계존속·직계비속의 실제 거주입니다 (제6조의3 제1항 단서 제8호).
새 집주인도 실거주를 이유로 거절할 수 있을까?
가능합니다. 대법원은 2022년 12월 1일 선고한 2021다266631 판결에서,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양수인도 실제 거주를 이유로 임차인의 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세입자가 먼저 갱신을 요구한 뒤에 소유권이 넘어간 경우에도, 새 집주인이 법정 기간 안에 실거주 사유로 거절했다면 결론이 달라지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기준은 "누가 먼저였는가"가 아니라 "거절이 법정 기간 안에 있었는가"입니다. 다만 판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이라는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핵심은 통지 시점,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새 집주인이 실거주 거절을 하려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임대인 지위를 승계한 뒤 기존 임대차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의 기간 안에 거절 의사를 세입자에게 밝혀야 합니다.
| 기간 안에 등기를 마치고 기간 안에 거절 통지 | 가능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
| 세입자가 이미 갱신을 요구한 뒤에 등기, 그래도 기간 안 | 가능 (대법원 2021다266631) |
| 기간이 지난 뒤에 등기하거나 통지가 늦은 경우 | 거절할 수 없음 |
| 이미 갱신이 확정된 뒤에 집을 산 경우 | 갱신된 2년 임대차를 그대로 승계 |
그래서 전세 낀 집 매수를 검토한다면 등기 시점이 기존 임대차 만료일 기준으로 어느 구간에 들어가는지부터 계산해야 합니다. 잔금·등기 일정이 기간을 넘기면 실거주 계획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들어와 살겠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거절 통지를 제때 했더라도 끝이 아닙니다. 대법원 2022다279795 판결은 실제 거주하려는 의사가 진정하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이 임대인에게 있다고 봤습니다.
법원은 단순히 의사를 밝혔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임대인의 주거 상황, 가족의 직장이나 학교 같은 사회적 환경, 실거주를 결심하게 된 경위, 이사를 위한 준비가 있었는지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그런 사정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아 임대인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 해당: 임대인 본인, 직계존속(부모·조부모), 직계비속(자녀·손주)
- 해당 없음: 형제자매, 조카 등 그 밖의 친족
- 동생이나 조카가 산다는 이유로는 갱신을 거절할 수 없습니다.
거절해놓고 실제로 안 살면 어떻게 될까?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한 뒤, 갱신요구가 거절되지 않았더라면 이어졌을 기간이 끝나기 전에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주택을 임대한 경우, 기존 세입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
세입자는 이사한 뒤에도 확정일자 부여현황을 열람해 그 집에 새 임대차계약이 체결됐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새 집주인 입장에서는 실제로 거주할 계획이 확정된 경우에만 실거주 거절을 쓰는 것이 안전합니다.
전세 낀 집을 사기 전 체크리스트
- 기존 임대차 만료일이 언제인지
- 세입자가 갱신요구권을 이미 썼는지, 아직 남아 있는지
- 내 등기 시점이 만료 6개월 전~2개월 전 구간에 들어가는지
- 실거주할 사람이 본인 또는 직계존비속인지
- 실거주 의사와 이사 준비를 설명할 수 있는 사정이 있는지
- 거절 통지를 내용증명 등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할 준비가 됐는지
자주 묻는 질문
Q. 갱신요구 기간이 지난 뒤에 집을 사면 실거주 거절이 가능한가요?
A. 어렵습니다. 거절은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의 기간 안에 해야 하고, 이 기간이 지난 뒤에 임대인 지위를 승계하면 이미 확정된 갱신을 되돌릴 수 없습니다.
Q. 부모님이 들어와 사시는 경우도 되나요?
A. 됩니다. 실거주 사유는 임대인 본인뿐 아니라 직계존속과 직계비속까지 인정됩니다. 다만 실제 거주 의사는 입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Q. 거절 통지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법정 기간 안에 의사가 도달해야 하므로, 기간 말에 임박했다면 내용증명처럼 도달 시점을 남길 수 있는 방식이 안전합니다.
Q. 세입자가 이미 갱신을 요구했는데 집을 사도 되나요?
A. 매수 자체는 가능하고, 기간 안에 등기와 거절 통지를 마치면 실거주 거절이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 판단입니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이라는 단서가 있어 개별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제6조·제6조의3과 대법원 판례(2021다266631, 2022다279795)를 기준으로 한 일반 설명입니다. 개별 사안은 계약 내용과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매수나 통지 전에는 변호사 등 전문가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